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8일부터 정부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11조 원 규모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오늘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주간 추경안 심사를 거쳐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이 누리과정 국고 지원을 위한 정부의 분명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추경심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추경안 11조 원은 구조조정 지원, 일자리 창출, 지방재정 보강 등의 목적으로 9조8000억 원이 사용되며, 나머지 1조2000억 원은 국가채무를 상환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실업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은 시급히 마쳐야 할 과제”라며 추경안 신속처리를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재정 확장 방안이라면서 (추경 재원 11조 원 중) 1조2000억 원으로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한다”며 “추경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현미경 심사’를 예고하고 있어 자칫 경제추경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안의 최대 현안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이다.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은 서별관회의 청문회에는 잠정합의했지만 누리과정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쟁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된 1조9000억 원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 예산이 누리과정 예산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야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시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을 당겨쓰는 것이고, 지자체에 부담을 주는 구조라며 별도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 대독을 통한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여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추가경정 예산안을 조기에 원안대로 심의·의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여야에 요청한 바 있다. 정부·여당의 바람대로 추경안이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