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내홍 겪던 큐브엔터… 홍승성 회장 결국 떠난다

입력 2016-07-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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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Q에 편입후 박충민 대표와 경영권 분쟁…최근 홍 회장 측근 인사에 반발

코스닥 상장사 큐브엔터의 설립자였던 홍승성 회장이 전격사임을 결정하면서 사내 경영권 분쟁이 공론화되는 모양새다. 홍 회장 사퇴의 공식적인 사유는 이사회 결의이지만, 경영진의 내부갈등은 훨씬 이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큐브엔터 측은 지난 21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홍 회장의 사퇴를 결정했다. 별다른 이견 없이 이사회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 홍 회장은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고백하면서 사임을 알렸다.

그의 갑작스런 사퇴는 최근 사내에서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내홍의 발단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정기 이사회에서 승인된 박충민 대표이사의 조직 개편안이었다. 여기에는 홍 회장의 측근 인사들이 자회사로 발령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홍 회장의 반발이 이어졌다.

경영진의 대립에 소속 아티스트 현아의 솔로 활동과 신인 아이돌 그룹 펜타곤의 데뷔가 늦어지기도 했다. 이에 큐브엔터 최대주주 IHQ는 7월 초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홍 회장 등 내부 경영권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21일 진행된 정기 이사회에서 홍 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지난 2008년 큐브엔터를 설립하고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등 유명 아티스트를 발굴한 장본인이다. 그는 큐브엔터의 상장 이전까지 매니지먼트와 투자, 인사 등 모든 사업을 총괄했다.

하지만, IHQ의 최대주주 등극과 코스닥 상장으로 경영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큐브엔터는 지난 2013년 9월, IHQ와 투자 제휴를 맺고 지분 50.01%를 165억 원에 넘겨주면서 자회사로 편입됐다. 또 2015년 4월 9일, 우리기업인수목적2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박충민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최대주주 IHQ는 큐브엔터의 경영을 이사회 중심으로 이끌어갔고, 홍 회장은 사내이사로 등록됐다. 당시 홍 회장은 15.59%의 지분율로 큐브엔터의 2대주주가 됐다.

큐브엔터는 상장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15년 매출액 224억 원으로 전년대비 15.5%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 원으로 53.3%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5년 57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동시에 큐브엔터의 매출을 책임진 그룹 비스트의 멤버 장현승이 지난 4월 팀을 탈퇴했고, 포미닛은 7년 만에 해체를 발표하면서 공중 분해됐다. 이에 실적 부진에 따른 소속 아티스트의 와해가 경영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홍 회장의 사퇴가 미리 결정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큐브엔터는 지난 15일 홍 회장이 보유주식 10만주(0.38%)를 주당 2506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의 지분은 399만286주(15.02%)에서 389만286주(14.64%)로 감소했다.

홍 회장은 사퇴 결정 이후 “분신과도 같았던, 인생 전부를 걸었던 큐브라는 곳을 떠나게 됐다”며 “큐브라는 울타리의 문제점들을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채 떠남을 송구하게 생각한다. 큐브를 사랑해주신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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