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사 더블유게임즈는 캐주얼소셜게임 ‘더블유카지노’를 개발해 북미ㆍ유럽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엔 창업 3.5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성공했고, 매출 1000억 원대도 처음 넘겼다. 이는 최단기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사례다.
조리기기 제조업체 자이글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09년 4억 원이었던 매출이 6년 만에 150배 이상 늘었다.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고, 특허출원ㆍ등록도 전 세계 42개국까지 확장됐다. 이에 힘입어 자이글은 올해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고 있다.
벤처천억기업들이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데쓰밸리’로 불리는 ‘창업 후 7년 이내’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기업들도 7개사나 됐다. 지속적인 기술력 확보,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 등이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21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은 전년 대비 14개사 증가한 474개사로 집계됐다. 신규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기업도 55개사나 됐고, 고용(17만9172명)과 영업이익(160억 원)도 전년 대비 각각 3.3%, 10.3% 증가하는 등 경영실적도 좋아졌다.
벤처기업들이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기까지엔 평균 17.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창업 7년 이내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자이글 엘앤피코스메틱 △클레어스코리아 △에스티유니타스 △카버코리아 △더블유게임즈 △솔루엠 등 7개사는 놀라운 고성장으로 두각을 보였다.
이들 기업들은 창업초기 '적기'에 이뤄진 벤처투자, 지속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기간 성과를 창출했다. 실제 창업 이후 벤처투자를 받은 200개 기업 중 57.4%가 창업 7년 이내에 투자를 받아 데쓰밸리를 극복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보통 데쓰밸리를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7년 내 매출 1000억 원 달성은 쉽지 않은 사례"라며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고 창업하는 기업들도 많아져 해외향 기술개발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벤처천억기업 중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액이 증가한 '고성장 벤처'도 18개사로 집계됐다. 고성장 벤처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65.4%로, 일반 벤처천억기업(4.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중기청 관계자는 “후발 창업・벤처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벤처천억기업의 성공요인을 바탕으로 성장 노하우를 습득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정책방향도 창업·벤처기업의 기술력 강화 및 글로벌화에 맞춰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74개 벤처천억기업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약 101조 원이다. 이는 △삼성(215조 원) △현대자동차(163조 원) △SK(137조 원) △LG(114조 원) 등에 이어 재계 순위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