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검찰이 영국 대형은행 HSBC의 외환 트레이딩 책임자인 마크 존슨을 긴급 체포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전날 저녁 미 연방검찰은 ‘선행매매(Front Running)’를 통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존슨을 J.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그는 이튿날인 20일 해당 혐의와 관련해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었다. 연방검찰은 이 은행의 또 다른 외환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였던 스튜어드 스콧도 공모자로 보고 있다. 선행매매는 투자중개업자가 고객의 주문을 체결하기 전에 거래에 뛰어들어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건은 미국 법무부가 3년에 걸쳐 수사해온 외환시장 조작 사건 중 처음으로 은행이 아닌 개인 트레이더가 기소된 건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2011년 영국 케른에너지는 인도 자회사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 35억 달러를 파운드화로 환전하기 위해 영국 HSBC에 파운드화 매수를 주문했다. 거래는 비밀리에 진행되도록 요청했다. 당시 런던에서 외환 트레이딩 글로벌 책임자였던 존슨과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외환거래 책임자였던 스콧은 케른에너지가 요청한 매수 거래 전 파운드 값을 올리는 시세조정(Ramping)과 선행매매를 진행했다. 이 여파에 당시 파운드화는 급등했으며 케른에너지가 문제를 제기하자 이들은 파운드화 급등의 이유를 러시아 은행 탓으로 돌렸다고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존슨과 스콧이 챙긴 부당이익은 800만 달러에 이른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존슨의 긴급 체포 소식은 HSBC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 HSBC를 포함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외환거래에 대한 불법행위로 낸 벌금 액수는 총 100억 달러가 넘는다. 특히 HSBC의 경우 2014년에도 다른 5개 은행과 환시조작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지불했으며, 2012년에는 멕시코와 콜롬비아 마약상단의 검은돈 수십억 달러를 세탁해준 혐의로 20억 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