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주에만 90개 미국 주요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4개 분기 연속 순이익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톰슨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구성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분기 5% 감소세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것이다. 같은기간 매출은 0.8% 줄어들어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나단 골룹 RBC캐피털마켓 선임 증시전략가는 “현재 매우 저성장 환경에 처해있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은 기업들이 마이너스(-) 영역에는 있지 않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2분기 기업들의 실적에는 유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특히 에너지 기업의 경우 2분기 유가 급등락 상황에서 나오는 성적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초저금리와 침체된 M&A 시장 등의 여파에 금융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S&P500지수 구성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익을 자랑하는 애플 실적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신통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S&P500 구성 기업 중 약 7% 만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개 이상이 2분기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주 JP모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종전보다 낮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 은행들은 탄탄한 경기 회복세를 지목하며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이번주에도 전자기기업체 제너럴일렉트릭, 허니웰인터내셔널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등 공룡들이 실적을 내놓는다. 제너럴모터스(MS)와 AT&T도 2분기 성적표를 발표한다.
미국의 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지난 1분기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2분기 순익 감소세가 예고되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리 쉴드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어려운 투자 환경에서 방향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