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군 일부 세력이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갔다.
레제프 파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쿠데타가 실패로 끝났음을 선언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가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전날 일부 터키군이 쿠데타에 의한 국가 권력 장악을 시도했다. 이들은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거리에 탱크를 배치하고 국제공항을 일시적으로 점거했으며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2개 현수교를 봉쇄했다. 쿠데타군은 국영방송국을 장악한 뒤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남서부 마르마리스에서 휴가 중이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애플 아이폰의 화상전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통해 시민에게 거리와 공항으로 나가서 군대에 항의할 것을 촉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각국이 터키 현 정부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쿠데타 세력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새벽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음을 시도했다.
터키 전역에서 쿠데타 실패 이후 대규모 체포작전이 벌어져 현재 1563명 군 병력이 구속됐다. 이번 쿠데타로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약 1000명이 부상했다. 전국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이 분노한 시민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현지 방송국 IHA가 CNN에 제공한 영상에서는 한 쿠데타군 소속 젊은 군인이 탱크 위에서 돌을 맞으며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경찰의 구조로 간신히 살아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총성이 들리는 등 혼란이 가라앉지는 않았다고 CNN은 덧붙였다.
이번 쿠데타는 지난해부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계 반군의 테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어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론 탄압 등 강권적인 통치 방식이 테러를 유발하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이며 IS와의 전튜에서 미군 등에 기지를 제공하는 등 중동과 유럽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리아에서 난민도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터키 정세가 불안하면 서구권의 대테러와 난민 문제 대응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