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소재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중국이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특히 SCMP는 이날 판결이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이 받은 가장 큰 외교적 타격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소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소재 벅넬대학교의 주즈췬 교수는 SCMP에 “이번 판결은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중국에 있어서 1989년 이후 최악의 외교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의 근거가 되는 이른바 ‘남해구단선’이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PCA의 판결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다른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도 필리핀처럼 국제법원에 중국을 제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의 영토주권과 해상권익은 어떤 판결 결과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예상된 결과이기는 했지만 중국이 거의 모든 논점에서 졌기 때문에 굴욕적인 패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시진핑은 체면을 구겼다”며 “중국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다. 미국과 필리핀 등 다른 나라의 반응에 따라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민주주의 성향 유력지 핑궈일보는 중국이 국제 중재안 준수를 거절하면 해외에서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