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굳게 닫은 신동빈, 5일째 집무실서 칩거… “내부 현안에만 주력”

입력 2016-07-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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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비자금 조성 혐의로 출국금지를 당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외부활동을 자제한 채 집무실에서 칩거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3일 일본서 귀국한 신 회장은 4일부터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집무실로 정상출근하고 있다. 검찰의 출금금지 소식이 알려진 이날까지 5일째 집무실 외 출입은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계속 집무실에서만 업무를 보고 있다"며 "해외일정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처리할 사안들이 많다"고 말했다.

귀국 후 신 회장의 공식 외부 일정은 전무하다. 식사 때도 외부로 나가지 않고 롯데호텔 등 내부 공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받은 횟수도 줄었고, 회의도 최소화하고 있다.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운영실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등 최측근 인사와 내부 현안을 논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별다른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현장에서 "(검찰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집무실로 출근하는 현장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이는 수사가 장기화할수록 그룹 경영에 미칠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협조할 것은 최대한 협조에 조속히 사건이 마무리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언론 노출이 오히려 검찰 수사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게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이복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에 따라 신 회장과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때까지 대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차분하게 검찰 조사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권 탈환을 위해 여론전을 서슴치 않으며 고삐를 바짝 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이사장의 구속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그룹의) 현재 경영체제에 대해 재차 심각한 염려를 표명한다"며 "경영의 투명성을 향상시킬 필요성을 재차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한 횡령·배임 규모를 3000억 가량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수백억 원의 비자금이 조성된 단서도 포착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놓고 200억 원대의 불필요한 수수료를 지급했다. 검찰은 이 돈이 해외 비자금이라 추정 중이며, 신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달 말께 그룹 정책본부 핵심 인물인 이인원 회장과 황각규·소진세 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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