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일본서 귀국함에 따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무한 주총'을 예고하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신 전 부회장은 '언론 창구'를 바꾸고, 소송으로 반격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SDJ코퍼레이션 언론 창구 역할을 했던 홍보대행사가 웨버 샌드윅에서 에그피알로 바뀌었다. 에버 샌드윅과는 7월 1일부로 계약이 혜지됐다.
에그피알은 2010년 설립된 홍보대행업체이지만, 큰 규모의 두각을 보인 업체가 아닌 까닭에 갑자기 대행사를 바꾼 배경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SDJ 측이 갑자기 언론 창구를 바꾼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SDJ 측은 에버 샌드윅과 3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했지만, 이번에 추가적으로 계약을 하지 않았을 뿐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에버 샌드윅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웨버 샌드윅 측에선 계속 계약을 지속하고 싶었지만 신 전 부회장의 사단인 민유성 고문이 사실상 계약해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연임 등을 위해 당시 산업은행장이었던 민유성 고문과 주변 인사들에게 로비와 특혜성 일감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남 사장이 민 고문의 지인 P 대표가 운영하는 N홍보대행사와 3년간 수십억원대의 이례적인 고액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에버 샌드윅의 K 대표가 민 고문과 남 전 사장의 비리 연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N대행사 출신이라점에서 계약을 지속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시각이 짙다.
이번 언론 창구를 교체하면서 SDJ 측의 언론 대응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론전은 더욱 거침 없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SDJ 측은 롯데 오너가(家)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 상황과 보조를 맞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는 추가적인 소송과 여론전을 통해 공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3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신동빈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끝까지 싸우겠다'며 무한주총을 예고한 것과 추가 소송 대응을 묻는 질문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후 지금까지 세번의 표 대결에서 승리한만큼 한ㆍ일 원톱 리더 지위에는 변함에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