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정상 출근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경 벤츠를 타고 소공동 그룹 본사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빨리 옮겼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뵈었는지 등을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오늘부터 정상업무를 할 예정"이라며 "롯데는 검찰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원만히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일 멕시코 칸쿤으로 출국했던 신 회장은 26일 만인 3일 오후 일본 하네다발(發) 항공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롯데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고개만 숙인 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과 비리 혐의 등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인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이나 자신에 대해 제기된 비자금 조성 혐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끝까지 싸우겠다'며 무한주총을 예고한 것에 관련해서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후 지금까지 세번의 표 대결에서 승리한만큼 한ㆍ일 원톱 리더 지위에는 변함에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중인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찾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또 신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이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신 회장은 3일 귀국 직후 소공동 집무실로 이동해 3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약 2시간동안 현안을 챙긴 후 퇴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