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개포가 과열? 정부가 빼든 규제칼에 시장은 ‘휑’

입력 2016-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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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고분양가 분양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이제와서 왜 개포만...” 불만

▲지난달 30일 개포주공 3단지 맞은 편 상가에 자리잡은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사진=정경진 기자 jungkj@)
▲지난달 30일 개포주공 3단지 맞은 편 상가에 자리잡은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사진=정경진 기자 jungkj@)

“정부가 개포에 칼을 겨누는데 버틸 수가 있나요? 그 많던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지난달 30일 찾은 개포지구는 이달 분양하는 개포 주공3단지(디 에이치 아너힐즈)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와 불법 분양권 거래 점검이라는 칼을 빼든 정부에 의해 부동산시장이 올스톱 됐다.

실제로 지난 달 30일 오후 3시께 개포 주공 5단지 앞 상가거리에서는 10여개의 공인중개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문을 연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모습은 개포주공 3단지 옆 상가건물도 마찬가지였다. 3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상가거리에는 대여섯 개의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일렬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문을 연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불 켜진 사무소 역시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일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집 보러 갔습니다”란 문구가 붙여진 채 문을 닫았다. 부동산 사무소가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개포주공 1단지 상가 역시 십여 개가 넘는 사무실 중 문을 연 곳은 단 한곳에 불과했다.

일부 공인중개사는 개포지구 일대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의 불법 분양권 전격 조사로 일주일 가량 문 닫는 사태가 벌어지자 사무실 불을 끈 채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닫힌 공인중개사 앞을 기자가 서성이고 있자 불 꺼진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 “부동산 보러 오셨어요?”라며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며칠 사이에 개포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최근까지만 해도 개포 지구 부동산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3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3.3㎡당 3760만 원의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약 8일 만에 완판하며 재건축 시장 블루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거래 역시 활발해지면서 3월부터 6월까지 개포주공 1단지 매매거래 총 건수는 116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 역시 급등했다. 주공1단지 아파트의 경우 올 초 대비 2억 원 가까이 오르며 ‘억’단위의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1단지 전용면적 35㎡는 지난 1월 6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억1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정작 직접 방문한 개포 지구 일대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휑한 모습이었다. 분양권 웃돈을 노린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신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분양권 불법 거래가 이뤄지면서 정부는 개포 지구를 향해 전격 실태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현대건설의 ‘디 에이치 아너힐즈’가 3.3㎡당 최고 5100만 원의 분양가가 거론되자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정부는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결국 이 같은 정부의 규제 앞에 개포 일대 부동산 시장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개포5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개포에 칼을 겨누는데 버틸 수가 없다”며 “언론에서도 개포 지역 일대를 부동산 투기 현장으로 만들어버리니 분양권을 취급하지 않는 중개사들 마저 거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유독 개포지구 재건축 시장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분양 당시 3.3㎡당 평균 4100만 원대로 공급했고 최근에는 ‘신반포 자이’가 3.3㎡당 평균 4300만원대의 분양가를 내놨지만 그 당시 정부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개포지구 재건축은 이제서야 시작됐는데 앞서 서초구 등에서 고분양가를 내놓았을 때는 가만히 있던 정부가 이제와서야 개포 재건축 단지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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