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월 감소폭을 2%대로 크게 줄이며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최저 낙폭을 기록했다. 또 올 들어 처음으로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내며 수출 개선세도 뚜렷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액이 4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2.7% 이후 최소 감소율이다. 우리나라 월 수출은 올해 1월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인 -19.1%를 기록한 뒤 2월 -13.0%로 감소폭을 줄여가다 3월 4개월 만에 -8.2%로 한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회복세를 탔다. 그러다 4월 다시 두 자릿수 감소율(-11.2%)로 악화됐고 5월 다시 한 자릿수(-6.0%)로 개선되는 등 최근 눈에 띄게 낙폭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전체 수출은 줄었지만 6월 일평균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16억2000만 달러에서 2월 18억 달러, 3월 17억9000만 달러, 4월 18억2000만 달러, 5월 18억5000만 달러, 6월 19억7000만 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기준 수출은 전년보다 2.4%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개월 연속 원화기준 수출이 증가한 건 지난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6월 수출은 조업일수 0.5일 감소,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 부정적 여건에도 12개월 만에 최소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감소폭도 전달보다 크게 개선돼 수출회복 기반은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특히 11개월 만에 두 달 연속 원화기준 수출이 늘어나 수출기업의 채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6월 수출 물량은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정기보수 등 영향으로 5월 2.7% 증가에서 -2.8% 감소로 전환됐다. 반면 수출 단가는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22억 달러)와 철구조물(8억2000만 달러) 수출에 힘입어 감소세를 끊어내고 상승세(0.2% 증가)로 돌아섰다.
수출 주력 품목별로는 컴퓨터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고,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0.5%)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컴퓨터는 솔리스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이 증가로 전환되고 해외생산기지로의 컴퓨터 부품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 힘입어 증가율이 5.9%에서 19.8%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상승, 스마트폰 탑재물량 증가로 메모리수출 물량이 늘고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수요가 많아지면서 0.5%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해양플랜트 3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에 성공하면서 선박 수출도 같은 기간 -16.7%에서 29.6%로 눈에 띄는 호조세를 보여 국내 조선업계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철강은 철강재 단가 안정화, 철구조물 등 기타철강재 수출 호조로, 대중 수출여건 개선과 멕시코 공장 본격 가동으로 2개월 연속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전반적 회복세를 보였다. 무선통신기기도 완제품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해외생산기지로의 부분품 수출이 늘며 5월(-14.3%)보다 낙폭(-1.4%)이 줄었다.
반면 자동차(-12.3%)ㆍ평판디스플레이(-25.2%)ㆍ석유화학(-10.7%)ㆍ석유제품(-27.3%)․ㆍ일반기계(-4.6%) 등은 5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국내 주요업체가 정기보수에 들어가고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6월 배럴당 60.8달러에서 지난달 46.3달러로 23.9%나 하락했다.
유망품목 중에서는 5대 유망소비재인 화장품(56.1%)ㆍ의약품(35.1%)ㆍ농수산식품(10.0%)ㆍ생활유아용품(4.2%)ㆍ패션의류(58.0%)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7%), SSD(22.7%) 등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한ㆍ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영향으로 베트남에 대한 수출이 9.9% 늘어 증가세가 지속됐다. 또 인도(4.6%)와 CIS(5.5) 등 일부 신흥시장으로의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일본(-3.4%)과 중남미(-0.6%) 에 대한 수출감소율도 5월보다 축소됐다. 일본은 엔화강세로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3개월 만에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중남미도 저유가, 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원동기 수출 증가, 합성수지 감소세 축소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중국(-9.4%), 미국(-7.0%) , EU(-16.3%) 등 다른 주력 시장 수출은 부진했다.
다만 6월 수출은 낙폭은 크게 줄였지만 증가세로 반등하지는 못해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이었다.
한편 6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어든 337억 달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수출ㆍ수입액은 지난해 1월부터 18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는 116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12년 2월 이후 52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