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가 내놓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고서에 대해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미국에서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한미 FTA를 비롯해 미국이 체결한 무역협정 때문에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관심을 모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ITC 보고서는 계량모델 등을 활용해 FTA의 경제적인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했으며,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무역으로 인한 미국의 산업 피해를 평가하는 독립 기구로, 사법기관에 준하는 권한을 지닌 USITC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한미 FTA 체결로 미국 경제에 교역수지, 소비자후생, 투자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주요 협정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규범이 도입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 FTA는 미국의 수출에 최소 48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에서 최대 53억 달러(약 6조1000억 원)의 수출증가 효과를 낳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242억 달러의 수출 증가 효과를 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집계 대상이 된 13개 FTA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주장과 달리 한미 FTA가 미국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는 셈이다.
또 한미 FTA로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함과 동시에 제품별 공급업자 수도 늘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을 기준으로 미국이 거둔 관세 절감 효과 면에서도 한미 FTA는 4억8300만 달러를 기록해 NAFTA(약 105억 달러)와 도미니카-중미-미국자유무역협정(약 13억 달러)에 이어 13개 FTA 가운데 세 번째로 많았다.
다만, FTA 발효 전인 199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연평균 13%였던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율은 발효 이후인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4%로 낮아졌다.
USITC의 이번 보고서에는 한미 FTA의 영향으로 관세철폐(45%, 10년내) 및 위생검역조치(SPS) 문제가 해결되면서 미국산 블루베리의 한국 수출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600% 증가했다는 점이 FTA로 인한 품목별 수출입 변동 사례들 중 하나로 포함됐다. 2012년 40.5%였던 한국의 미국산 블루베리에 대한 관세는 2015년 27%로 낮아졌고, 올해에는 22.5%로 더 내려갔다.
이와 함께 미국이 체결한 FTA 중 최신협정인 만큼 환경과 노동 분야 등에서 높은 수준의 규범이 도입됐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한 추가 분석 등을 통해 한미 FTA가 균형적으로 평가되고 양국 간 호혜적인 통상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