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이 없어요. 이제 거리에서 투쟁하는 길 밖에는.”
정기섭<사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정부의 실질적인 보상대책을 기다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점차 낮아지고 상황에서 대 정부 투쟁이라는 방법 밖에 남지 않아서다.
정 회장은 28일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열린 집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피해지원대책 발표 후 정부는 우리를 전혀 만나주질 않았고, 국무조정실에도 공문을 보냈는데 감감무소식이더라”며 “앞으로 격주 단위로 시내 집회를 열고 정부를 대상으로 강력히 투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에는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말조심을 했었는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가만 있지 않겠다”며 “국회를 통해 특별법 제정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고, 이 같은 집회를 통해 대국민 PR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서울 시내에서 옥외집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 차례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퍼포먼스를 가진 적은 있지만, 이 같이 정부기관 앞에서 강경한 집회를 연 적은 없었다. 정 회장은 이날 집회와 함께 또 다시 방북신청을 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부가 (입주기업 보상을 잘 해준 것처럼) 대국민 PR은 잘 하더라”며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한국정부에 세금도 꾸준히 낸 우리 기업들은 정부에 구걸하는 게 아니라 정당한 보상을 원하는 것 뿐”이라고 토로했다.
방북신청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실질적인 보상도 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적어도 개성에 있는 설비라도 우리가 가져오겠다는 것인데 이것도 못하게 한다”며 “방북신청이 승인되지 않더라도 국민들에게 이 같은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정부를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만, 결국 결과가 이렇게 됐다”며 “최근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공청회가 언급됐다고 하는데, 앞으로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여러 방법을 통해 더 자주 들리게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