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달러화를 조달하는 비용은 한때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화 기근 현상 해소 압박을 받는 일본과 유럽의 주요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달러화 대량 공급을 재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달러화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브렉시트 쇼크 영향을 받는 영국 등 유럽 금융기관이 파운화에서 유로화로, 유로화에서 달러화로 자금을 풀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게다가 브렉시트 전에 이미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로 미국 은행들이 달러화를 외화로 환전해 운용하는 위험을 인식하면서 금융시장에 진입하는 달러가 줄어든 상태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외화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결정이 나버려 달러화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엔화와 달러를 일정기간 교환하는 거래인 ‘베이시스 스와프’에서 달러화 기근이 눈에 띄고 있다.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 사이에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베이시스 스와프 수요가 급증한 상태였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자국 대기업의 외화 운용 규모는 올해 2월 기준 1조5450억 달러(약 1812조원)로, 2010년 대비 두 배 늘었다. 대기업은 외화 운용 금액의 약 16%인 2395억 달러를 베이시스 스와프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달러화 자금을 예금으로 모은 생명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을 더하면 외화 운용 규모는 1조 달러 더 추가된다.
달러화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다보니 달러 조달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베이시스 스와프 거래 중 대표적인 3개월물에서 일본 은행들이 미국 은행에 지급하는 가산금리는 24일 한때 0.8%로 급등했다.
런던은행 간 금리인 리보(LIBOR)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 0.6%에서 4%대로 치솟는 등 단기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산금리가 치솟으면 은행들이 해당 비용을 기업과 가계 대출 금리와 수수료 쪽으로 전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렉시트발 글로벌 경기침체 압박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슈퍼달러 시대가 도래하면 연준이 움직일 수 있는 여력도 더욱 부족하게 된다.
이에 연준과 BOJ 등 세계 주요 6개 중앙은행은 달러화 기근이 심화할 경우 대량 공급으로 움직인다는 틀을 잡아놓았다. BOJ는 당초 28일 정례 달러화 공급이 예정돼 있었지만 시장 동향에 따라 이를 27일로 하루 앞당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