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6월 27~7월 1일) 미국 뉴욕증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 바 ‘브렉시트(Brexit)’의 충격파가 주초부터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리먼 브러더스 발 금융위기를 방불케하는 사태가 이어질지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영국이 EU에 남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해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23일 투표 종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개표 결과,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자 아시아 증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증시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일제히 급락, 검은 금요일이 연출됐다.
24일 S&P500지수는 전날보다 3.6% 급락한 2037.4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8월 24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는 1.6% 떨어지며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다우지수는 낙폭이 600포인트를 넘었다. 다우지수는 610.32포인트(3.4%) 하락한 1만7400.7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4.1% 떨어지면서 거의 5년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변동성지수(VIX지수), 이른 바 공포지수는 25를 기록, 투자 심리의 고비인 20을 훌쩍 넘어섰다. 포인트 72 자산 관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는 “시장 참가자들이 우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것은 바로 리스크 회피 사건이다. 성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고, 시장이 그것에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출은 약해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 수출 기업은 다시 달러 강세에 대한 대응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도 뉴욕증시는 브렉시트의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향후 영국의 리더십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회원국 사이에 EU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영국 내에서는 EU에 머물겠다며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가 독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수도 런던에서는 재투표 청원 운동이 거세다.
시장은 주요국들의 일사불란한 공조 대응이 이번 주 시장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수 천억 파운드를 금융 시스템에 투입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은행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전액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세계 금융 시장의 동향을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연준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또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다. 되레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93%, 인하 가능성을 7% 반영했다. 9월 인하 가능성은 13%, 12월 인하 가능성도 1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금융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29일 제롬 파웰 연준 이사가 연설에 나서며 옐런 의장이 ECB 포럼 패널토론으로 참석한다. 30일에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고 다음날에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주요 경제지표는 27일 6월 마르키트 서비스업 PMI 예비치와 6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28일에는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4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6월 콘퍼런스보드(CB) 소비자신뢰지수, 6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 통계가 공개된다. 또한 5월 개인소득 및 개인지출과 5월 잠정주택판매지수,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석유재고, 연준 스트레스 테스트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30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6월 공급관리협회(ISM) 시카고 PMI가 나온다.
7월 1일에는 6월 제조업 PMI와 5월 건설지출, 6월 ISM 제조업 PMI, 6월 자동차 판매 결과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