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찬반을 묻는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브렉시트 찬성 진영이 승리했다.
24일 개표 결과 EU 탈퇴가 약 52%로, 48%에 그친 잔류를 웃돌았다. 이제 영국은 1973년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EU를 떠나는 절차를 밟게 됐다.
리스본 조약에 따르면 탈퇴를 원하는 회원국은 EU 정상회의에 탈퇴 의사를 통보해야 하며 정상회의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세와 무역, 국경 등에 관한 쟁점을 논의하는 탈퇴 협상에 나서야 한다. EU 집행위원회(EC)가 유럽의회로부터 권한을 물려받아 영국 정부와 탈퇴 협정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리스본 조약에서는 협상 시한을 탈퇴를 통보한 날로부터 총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 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자동 탈퇴가 되나 EU 이사회가 합의해 그 기간을 늦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2년 안에 끝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내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주도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캐나다 모델을 제시했다. 캐나다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맺으면서도 국경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캐나다와 EU는 4년에 걸쳐 CETA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2014년 타결에 성공해 현재 비준 단계에 있다.
협상이 끝나도 첩첩산중이다. 유럽의회가 과반 다수결로, EU 이사회는 가중 다수결 원칙에 따라 투표로 영국의 탈퇴를 최종 확정한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12일 “영국은 브렉시트로 결정나면 최소 7년 이상의 ‘림보(아무것도 결정되지 못한 중간상태)’에 빠져들게 된다”며 “탈퇴 협정 협상이 2년의 시한 동안 끝난다 하더라도 이후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과 유럽의회 모두에서 탈퇴안을 승인해야 한다. 그 기간은 최소 5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영국이 10년의 불확실성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