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10여곳의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코스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같은 대형사들의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어 시장의 주목을 끈다. 자칫 이들 기업과 상장 시점이 겹칠 경우 흥행이 실패할 것을 우려해 일정을 조정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도 바이오제약의 기업공개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결의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5개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현재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바이오 CMO 1위를 꿈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한창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포함한 기업가치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올해초 대우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2일 셀트리온으로부터 1456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램시마'의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전망된다.
CJ그룹 계열 제약사인 CJ헬스케어도 올해초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오는 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CJ-12420’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JW홀딩스의 자회사인 JW생명과학, 면역항암제 펙사벡으로 주목받는 신라젠을 비롯해 동구바이오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에이비온, 덴티움, 파맵신, 에이프로젠 등이 하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넥스 상장 기업인 바이오리더스는 오는 27~28일 기관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다.
하반기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상장이 몰리면서 상장시점을 두고 기업들의 눈치싸움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 관련 펀드 등 자금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상장 흥행에 실패할 것을 우려해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CJ헬스케어 등 빅3와 상장시점이 겹칠 경우 흥행 실패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상장시점이 겹칠 경우 기대만큼 공모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장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삼성의 상장이 늦어진다면 상장을 내년으로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대형 바이오제약회사 상장이 흥행을 거둔다면 규모가 작은 바이오기업들도 분위기를 타서 흥행이 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같은 시기에 공모를 진행한 녹십자랩셀과 에스티팜은 각각 800대 1, 2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고치를 모두 뛰어넘었다. 녹십자셀은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에스티팜은 3.8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