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 개발한 신형 슈퍼컴퓨터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에서 중국 장쑤성 우시 소재 국립슈퍼컴퓨팅센터가 개발한 ‘선웨이 타이후라이트’가 1위에 올랐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톱500 순위는 1년에 두 차례 발표되며 중국 슈퍼컴퓨터는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산 반도체가 아닌 중국의 기술로 만든 반도체를 채택한 슈퍼컴퓨터가 1위에 오른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통신은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의 슈퍼컴퓨터는 인텔 등 미국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채택해왔다.
2위는 지난해 1위였던 중국의 ‘톈허2’였다. 이번에 1위를 차지한 선웨이의 속도는 93페타플롭스(페타플롭스=1초당 1000조번의 연산 처리)에 달해 2위보다 세 배 가까이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또 중국은 톱500 순위 안에 167대의 슈퍼컴퓨터가 이름을 올려 양적인 측면에서도 1위에 올랐다. 미국(165대)을 제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일본이 훨씬 적은 29대로 3위에 올랐다. 한국은 기상청의 누리(36위)와 미리(37위) 등 총 7대가 톱500에 들었다.
톱500재단은 이날 성명에서 “불과 10년 전에 중국은 28대 시스템만이 명단에 올랐으며 톱30 안에 든 슈퍼컴퓨터도 한 대도 없었다”며 “중국은 슈퍼컴퓨터 역사상 그 어떤 나라보다 더욱 빠르고 더 멀리 나아가고 있다”고 경탄했다.
잭 돈가라 미국 테네시대 교수는 “선웨이는 기존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중국산 반도체가 들어간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돈가라 교수는 슈퍼컴퓨터 전문가로 톱500 순위를 고안한 인물이다. 그는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보다 슈퍼컴퓨터가 많은 나라가 됐다는 것은 충격적인 결과”라며 “중국은 미국보다 분명히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2018년에 중국 신형 슈퍼컴퓨터와 비슷한 성능의 시스템을 3대 가동할 예정이지만 중국은 2020년에 지금보다 10배 빠른 시스템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도쿄공업대학의 마쓰오카 사토시 교수는 “중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모든 기술이 크게 진일보해 미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앞으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