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성동일·김상호 이름 듣고‘나는 복받은 배우다’ 쾌재”

입력 2016-06-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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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들과 호흡 내 연기누수 커버

영화‘특별수사’서 날내나는 브로커 변신

코믹뿐 아니라 거친 액션신까지 소화

스태프 이름 외우며 현장 분위기 챙겨

배우들이 가진 힘은 다양하다. 그 힘은 작품에 기여하기도 하고, 관객들의 호응도를 결정짓기도 한다. 김명민이 지닌 힘은 신뢰감이다. 그는 배우에게 가장 요구되는 연기력 측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안정된 톤과 뛰어난 캐릭터 분석력은 ‘명본좌’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부끄럽지 않게 한다.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밝힌 대로 김명민은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즐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김명민의 도전이 영화 ‘특별수사’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Q: ‘특별수사’는 영화 ‘검사외전’ ‘베테랑’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갑질’하는 사회에 대한 경고랄까.

김명민: ‘특별수사’는 좀 다른 맥락으로 시작한다. 속물적인 필재가 갑자기 정의롭게 돌변하는 게 아니다. 의도치 않게 엮인 동현(김향기 분)에게 동질감을 느끼면서 사건에 연루되는 것 뿐, ‘강자와 약자’가 첨예하게 선과 악으로 대립하는 영화들과 차이가 있다.

Q: 그런 면에서 캐릭터간의 관계가 중요한 영화다.

김명민: 어느 하나를 빼놓고는 구성이 안 된다. 단 한명이라도 없다면 유기적인 관계에서 오는 전개를 이어가지 못 했을 거다. 이 얼마나 치밀한 구성인가.

Q: 극중 성동일, 김상호, 박혁권 등과 함께 남남(男男) 호흡을 잘 소화했다.

김명민: ‘난 복 받은 배우라’라고 계속 느끼게 된 게 ‘특별수사’ 배우들과 나는 올핌픽에서 한 팀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다. 실수를 해도 전혀 누수가 안 되게 그들이 곳곳에서 막아줬다. 내가 제일 먼저 캐스팅이 됐는데, 배우들이 차례로 캐스팅 될 때마다 이름을 듣고 쾌재를 불렀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Q: 늘 변호사, 의사 같은 인텔리를 연기하다 조금 이단아적인 잡초 같은 인물을 연기했는데. 어색하지 않았는지.

김명민: 날스럽고 양스러운 역할인데 이걸 나에게 맡긴 이유가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신뢰가 필요했다’고 하셨다. 날스럽다고 진짜 날스럽게 하면 재미가 없고 단면적인 캐릭터가 될 거라고 판단하셨다. 품격 있고 격조 있는 면이 더해질 수 있길 바라신 것 같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풀었다.

Q: ‘특별수사’에서는 코믹 뿐 아니라, 액션에, 드라마까지 온갖 연기 톤을 다 보여줬다.

김명민: 액션이 많아 불만족스러웠지. 감독님이 처음에 ‘우리는 드라마가 중요시된다’고 했는데 실상 들어가 보니 액션을 더 공들이고, 오래도 찍었다(웃음). 시나리오보다 액션 분량이 많았고 몸으로 체험한 것은 더욱 셌다.

Q: 함께 촬영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장 스태프들을 잘 챙기고, 먼저 다가가는 것 같더라.

김명민: 난 현장 스태프들 이름을 다 외우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다. 그래서 늘 막내들 이름부터 외우고 시작한다. 그리고 촬영 한 시간 전에는 미리 도착한다. 20%정도를 미리 준비해간다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챙긴다. 스태프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날의 분위기를 익혀가는 그 시간은 내게 정말 값진 시간이다.

Q: 충무로는 40대 남자 배우 중심이다.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 같은지.

김명민: 좀 더 오래갈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되고 기획되는 시나리오가 남자 위주다. 그런 기회를 발판으로 주름잡은 배우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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