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10명 중 7명이 교직 기간 중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 기간 중 성희롱과 성추행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집계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술 따르기 및 마시기 강요'가 53.6%로 가장 많았고,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가 40%로 나타났다. 이어 '언어적 성희롱'이 34.2%, '신체적 접촉'이 31.9%였다.
특히 2.1%의 교사들은 '키스·애무 등 심한 성추행' 피해를 경험했으며, '강간 및 강간미수' 등 성폭행 피해율도 0.6%로 조사됐다.
가해자 유형을 묻는 설문(복수응답 가능)에는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로 가장 높았고, '동료교사'도 62.4%에 달했다. 성희롱,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주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가해 사례는 직책이 있는 경우(학부모 11.0%, 주민 4.0%)가 직책이 없는 경우(학부모 1.8%, 주민 1.1%)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대다수 학부모・주민의 경우와 달리, 학교교육에 관여하는 학부모와 주민들은 교사들과 직접 접촉하거나 공적 활동의 연장으로서 회식을 함께 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여교사들은 성희롱, 성폭력 가해자들의 행동 이유에 대해 36.9%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35.1%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유흥 문화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