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15일 "3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여신 등급이 최근 정상에서 요주의로 바뀌었다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조정"이라며 "회수의문으로 지정해 은행이 좀 더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부총리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기업구조조정 지원체계 모색' 금융연구원·한국경제학회 공동토론회에서 "은행들이 구조조정 대기업 여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부실채권은 고정이하 여신을 말한다.
정상 등급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각각 쌓아야 한다.
권 전 부총리는 대우조선의 적절한 여신 건전성이 회수의문이라며 제대로 등급이 조정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은행이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면 감독당국이 엄격하게 감시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전 부총리는 은행이 충당금을 제대로 쌓지 못하는 것을 당장의 손실을 피하려고 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전 부총리는 "은행이 충당금을 적절하게 쌓는 것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스로 하지 못할 경우 감독당국이 이를 지적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