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롯데에 이어 다른 그룹으로까지 검찰의 대기업 흔들기가 확산될 경우 민관이 총력전에 나선 수출과 투자 확대 등 경제살리기의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형환 장관 주재로 ‘신산업분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0대 그룹 CEO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 이틀 전인 13일 돌연 행사가 취소됐다. 산업부 측이 이날 행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연찮게 그룹 회장 주재의 전략보고회의 일정이 겹치는 등 그룹 3~4곳이 내부 사정 등으로 CEO들의 참석이 어렵다고 알려와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이 예정됐던 10대 그룹은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롯데ㆍ포스코ㆍGSㆍ한화ㆍ현대중공업ㆍ한진 등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산업 분야 투자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앞서 지난 2월 산업부는 민간의 신산업 투자를 촉진해 새로운 대체 수출 품목 창출에 나서겠다며 총 81개 기업이 에너지신산업ㆍ정보통신기술(ICT)ㆍ바이오헬스 등 5대 신산업 분야에 3년간 44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주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10대 그룹 CEO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하반기부터 수출 회복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 힘을 모으고 8월 시행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을 활용해 자발적인 사업재편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할 계획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신산업 창출과 주력산업의 고도화, 선제적인 사업재편의 필요성에 세제ㆍ금융ㆍ인력ㆍ연구개발(R&D) 지원과 규제완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 일정 연기로 이 같은 투자와 수출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재계와의 협력 논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주 장관의 해외 출장 일정과 곧 여름 휴가철로 돌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차기 회의 일정을 다시 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