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무기력한 산은

입력 2016-06-15 09:24 수정 2016-06-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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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관리를 놓고 고심거리가 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 여신 등급을 내리면서 등급 강등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우조선 부실 관리ㆍ감독 책임에 대한 감사원의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결하는 등 노동쟁의의 칼날을 세우고 있어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EB하나은행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이어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재분류하고 나섰다. 조선업황과 수주 상황, 재무구조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요주의’로 등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여신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시중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우조선 관련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산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산은이 대우조선 여신 등급을 낮추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따라서 대우조선 등급을 조정할 수 있어 섣불리 등급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시중은행과의 여신등급 격차가 두 등급 이상 벌어질 경우 금융감독원 등이 직접 등급 조율에 나서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등급을 계속해서 유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현재로서 산은은 대우조선 관련 여신 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연체 등의 특별한 리스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여신 등급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며 “각 은행마다 여신 관리 규정이 있다. 시중은행이 여신을 낮춘다고 국책은행도 여신 등급을 똑같이 조정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와 채권단이 발표한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에 맞서 지난 14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는 등 쟁의행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만약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원을 중단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조로부터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은 바 있다.

채권단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남은 지원금인 1조원을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채권단이 해당 금액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은 유동성에 일정 부분 문제가 생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15일 오후 산은의 대우조선 관리ㆍ감독 부실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낸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산은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최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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