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한진중공업의 전환사채(CB) 발행 결정이 시장에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주식수 증가에 다른 지분가치 희석에도, 대주주의 자구안 이행 책임을 담보하고 있어 향후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한진중공업은 총 1547억원 규모의 CB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CB발행은 한진중공업과 채권단의 자율협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실사와 구조조정, 자구계획 수립 등을 거쳐 지난달 10일 자율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채권단은 2018년 말까지 자율협약을 진행하고 이자감면 1000억원, 신규자금 1200억원 지원, 수빅 조선소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지원을 결정했다. 자율협약 신청했던 1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이자 153억원은 채권단이 출자전환 하고, 2018년까지 감면될 이자는 CB발행으로 인수키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산 매각 자구계획안을 이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지난 24일 153억원 규모 출자전환과 각각 847억원, 700억원 규모 CB발행을 결정했다. 다만 700억원 규모 CB에는 전환권 행사요건에 대한 단서조항이 붙었다. 847억원 규모 CB는 발행 1년 후부터 전환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700억원 규모 CB는 ‘경영평가 결과 2회 연속 E등급 이하면서, 채권금융기관의 1000억원 이상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전환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진중공업의 자산 매각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 추가 하락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현재 한진중공업 지분 32.1%를 보유 중인데 847억 규모 전환사채가 1년 후 전환되면 지분율이 26.1%로 떨어진다”며 “추가 지분율 하락을 막으려면 자율협약을 성실히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이 부문은 간과할 수 없는 투자포인트”라고 짚었다.
향후 자율협약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비춰보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진단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인천북항부지(율도) 1조5600억원, 동서울터미널 3500억원, 부산 다대포공장 1200억원 등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타 자율협약 기업과는 다른 채권단의 지원책, 다량 보유 중인 매각가능 자산, 선제적 구조조정 완료 등이 부각돼야 할 시기”라며 “2분기 인천부지 매각 반영으로 흑자전환하면 한진중공업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