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문 고재호의 분식회계 의혹

입력 2016-05-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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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전 “부실 없다”연임 무산되자 인정…2.5조 손실 ‘고의 은폐’ 의혹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대한 의혹의 핵심은 부실경영과 연임 목적을 위해 조단위의 부실을 고의로 은폐했는지 여부다.

고 전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전인 2010년부터는 해외플랜트사업부문장, 사업총괄장으로 재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 전 사장 재임 때 수주한 대규모 해양플랜트 건조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천문학적 손실을 내고 회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고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고 전 사장이 저가수주가 회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의도적으로 간과했으며, 내부적으로 제시된 견적금액을 할인하고 핵심 계약조건을 무시한 채 계약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 최고책임자 몇 명이 주요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의사결정을 독점해 회사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초래했다고 봤다.

특히 고 전 사장에 대한 수사에선 CEO가 교체되는 시기에 연임을 위해 회계 간섭을 했을 가능성에도 초점이 맞춰진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고 전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이전에 손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고 전 사장의 연임이 무산 된 후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인정했다. 임기 만료 이전에 대규모 부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연임을 위해 부실을 회계장부에 반영하는 것을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만약 고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면 고의 은폐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고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부실 반영을 늦췄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회계 전문가들 역시 “대우조선해양은 고의 분식회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 전 사장의 수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이 나면 책임 소재의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딜로이트 안진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반영된 영업손실 5조5000억원 중 2조5000억원은 2013~2014년 회계연도에 분산 반영했어야 했지만, 당시 이를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새롭게 발견된 부실이 아니라 기존 부실을 분산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은 부실 감사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에만 영업손실 3조31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2조5000억원이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지난 1월 창원지방검찰청에 고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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