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 하이트진로그룹의 순수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주정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에탄올을 735억원 규모에 매각했다. 비주력사업인 주정사업을 정리하고 2조원대의 연결기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한 복안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하이트진로에탄올을 창해에탄올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735억원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앞서 창해에탄올과 하이트진로에탄올 매각협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의견불일치로 협상이 종결됐다. 이후 제3의 잠재적 매수인과 매각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 결국 창해에탄올과 매각협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상인 하이트진로에탄올은 술의 연료가 되는 주정 만드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 277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의 안정적인 이익을 냈다. 다만 주정 판매량은 대한주정판매주식회사의 지분율과 연동돼 있어 계열사라 해도 판매량을 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이에 하이트진로그룹은 본업인 소주사업에 집중하고자 하이트진로에탄올을 매각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연결기준 2조원대에 이르는 차입금을 줄이기 위한 복안으로도 분석된다. 하이진로홀딩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차입금은 1조9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지출한 금융비용은 연결기준 745억원이다. 차입금과 맞먹는 1조9270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1460억원의 절반을 금융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 266%, 유동비율은 45.6%를 나타냈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연결기준 차입금 규모도 8500억원에 달한다.
앞선 4월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인 하이트진로 주식 300만주(4.2%)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에 대한 지분율은 55.1%에서 50.3%로 낮아졌다.
한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차입금 감축 노력은 주력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에 다소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하이트진로가 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던 이유가 모기업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이자비용 탓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532억원을 초과하는 698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131.1%에 이른다. 2014년엔 배당성향이 330.3%에 달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모기업의 차입금 축소는 하이트진로가 배당으로 인한 현금 유출을 줄이고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주정 사업 매각만으로는 그룹 차입금이 의미 있게 축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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