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시멘트 6개 업체에 가격 담합 관련 19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이번 처벌이 일회성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6개사는 1년 새 시멘트 가격을 43% 올린 가격 담합 사실이 적발돼 올해 초 공정위로부터 1994억원의 사상 최대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이에 2014년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가던 시멘트업계의 재무구조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 과징금 부과 결정이 각 사의 재무 상태에 일회성이 아니라, 시멘트 가격 변동 요인과 영업환경 변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멘트업계는 과거에도 수차례 담합을 통해 가격 인상과 시멘트 공급을 제한한 혐의로 과징금 부과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제재에도 담합이 반복된 것은 공급자는 다수인데다 업체 간 제품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멘트업계가 수요처에 대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고자 공동대응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시멘트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가격 인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가격 담합에 대한 제재 이후 각사가 개별적으로 시멘트 수요처와 가격 협상을 할 수밖에 없어 신용평가업계는 이들 기업의 교섭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업체가 시멘트 출하량을 늘리려고 가격 인하를 감행해 업체 간 가격경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작년과 다른 변수는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판매 가격만 5%, 10%, 15% 낮추면 시멘트 7개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에서 각각 7.2%, 4.3%, 1.2%로 떨어질 것”이라며 “극단적인 가격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2017년 이후 전방산업 등 영업환경의 부정적 요인으로 수익성이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