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 추진 중인 중국 안방보험의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중국 언론매체 차이신을 인용해 현지 보험감독당국인 중국보험관리감독위원회(CIRC)가 안방보험에 감독관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안방보험이 최근에 사들이거나 투자한 부동산 자산, 비상장 회사에 대한 내용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투자를 했는지를 검사하겠다는 의미다. 이 보도에 대해 안방보험 측은 “검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관건은 중국보험당국의 조사 범위가 보험업까지 확대될지, 이와 관련해 안방보험이 제재를 받을지 여부다. 만약에 안방보험이 보험업과 관련해 징계조치를 받는다면 알리안츠생명 대주주 요건에 결격 사유가 발생한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11조 대주주 변경승인 기준에 따르면 대주주가 외국법인인 경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적격 이상의 신용평가등급을 받거나 해당 외국법인이 속한 국가의 감독기관이 정한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최근 3년간 금융업 경영과 관련해 해당 외국법인이 속한 국가의 감독기관에서 기관 경고 이상에 상당하는 행정처분을 받거나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국내 금융당국은 CIRC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 대주주 적격성을 자세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외국법인의 경우 해당국가의 금융당국에서 어떠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문서를 제출하는 것이 인가 요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고, 처벌의 종류도 다양하다”며 “대주주 승인요건 부합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안방보험이 이번 감사를 통해 징계를 받는다 해도 작년에 인수한 동양생명 대주주의 자격이 상실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주주의 동태적 적격성 심사 도입이 반영된 만큼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등 다른 국내 금융기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에서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딜이 모두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