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액정 패널을 공급하는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마감한 2015 회계연도에 318억 엔(약 34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전년의 123억 엔에서 적자폭이 세 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과 매출 등도 당초 전망치보다 낮아졌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12일 최종적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둔화를 배경으로 아이폰 판매가 줄어든 것이 재팬디스플레이 실적에 결정타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5119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국내외 부품업체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아이폰 생산량을 전년보다 30%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 이외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에도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하면서 패널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여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엔화 가치가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분기 순손실 가운데 112억 엔은 엔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의 OLED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플이 도입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수년 안에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OLED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이 분야를 선도하는 한국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WSJ는 전했다. 또 지난 3월 대만 혼하이정밀에 인수된 일본 내 경쟁사인 샤프도 OLED시장을 넘보고 있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지난 2012년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등 3사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합병시켜 재팬디스플레이가 탄생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재팬디스플레이 주가는 실적 부진과 암울한 전망 등으로 올들어 지금까지 약 4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