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중국을 대신할 인도 시장의 성장가능성과 기회를 공유했다. 선진 시장의 성장정체와 중국 시장 고전으로 한계에 다다른 스마트폰 사업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아가 모바일과 헬스케어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두 차례의 사내방송을 통해 인도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송은 ‘2016 SBC 스페셜 넥스트 차이나 인도편: 2부 기회와 혼돈의 땅’으로, 중국과 인도의 저가폰에 맞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전략이 소개됐다. 12억명 규모의 인도 인구 중 4분의 3은 아직 피처폰을 쓰고 있어 삼성 스마트폰 사업 기회가 많다는 설명이다.
홍성범 서남아총괄 네트워크사업부 상무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교체가 더딘 이유로 어려운 기능과 빠른 배터리 소모 등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자체 OS(운영체제) 타이젠 기반 ‘삼성Z 시리즈’를 통해 직관적이고 쉬운 UX(사용자경험)를 구현했다. 더불어 동급 안도로이드 제품 대비 전력소모가 15~20% 낮아지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또한 5000만명 이상의 삼성 제품 사용자의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한 ‘마이갤럭시’ 플랫폼을 이용자와 업체에게 제공했다.
홍 상무는 “타사 대비 제품 가격이 30%가량 비싸지만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가격에 맞는 합리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모든 제품 슬로건은 ‘메이크 포 인디아(Make for India)’”라고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9%의 점유율(SA·출하량 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또 4G 환경으로 전환하는 인도 국책사업에 참여했다. LTE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인도 현지 스마트폰 판매량과 직결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20%대로, LTE 네트워크 보급이 확대되면 LTE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방송에는 스마트폰 전략뿐 아니라 삼성의 신성장동력 의료기기 이야기도 담겼다. 인도는 급속한 산업화로 당뇨병 환자가 6700만명 이상이며 심혈관계 및 호흡기 질환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은 열악한 의료 환경의 인도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하며 나아가 모바일과의 연동을 통한 헬스케어 사업 확산을 꾀하고 있다. 인도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4.2%다.
한편 앞선 4일에 방송된 ‘2016 SBC 스페셜 넥스트 차이나 인도편: 1부 깨어나는 코끼리 인도’에는 글로벌 불황 속에서 지난해 7.5%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룬 인도 경제와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미래 인도 경제를 이끌 자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