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테슬라가 지난 4월 초 공개한 준중형 전기차 ‘모델3’가 돌풍에 가까운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가 과연 실질적인 비용감소 효과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전기모터로 공급하여 차량에 구동력을 발생시킴으로써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차다. 동급 내연차보다 연료비가 저렴하고 대기오염물질이나 CO2 배출이 적은 대신 차 값이 비싸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보조금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1200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최대 800만원까지의 추가 보조금이 더해진다. 또 완속충전기 설치비 400만원, 세금 400만원이 지원된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실질적인 경제성은 얼마나 될까. 오는 6월 출시될 현대차 ‘아이오닉EV’와 ‘아반떼AD’ 디젤의 스마트 트림을 비교해보자.
우선 차량 가격을 비교하면 ‘아이오닉EV’은 426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시 기준 정부보조금(1200만원)과 지차체 보조금(5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아이오닉EV’는 256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아반떼 해당 차종은 1981만원이다. 차량 가격에서 579만원 차이가 있다.
‘아이오닉EV’의 경우 국내 공공급속 충전시설을 이용한다면 연간 2만km 주행시 충전비용이 53만1000원이 든다. 아반떼가 같은 거리를 달리기 위해선 주유비 125만1000원이 필요하다. 이 경우 연료비 절감 효과는 1년에 72만1000원이며, 구매가격 차이(579만원)를 상쇄하려면 아이오닉으로 8년(576만원)을 주행해야 하는 셈이다.
아파트 지하 등에 설치할 수 있는 가정용 충전기를 이용한다면 연료비 절감효과는 커진다. 야간에 충전할 경우 2만km 주행시 연료비는 9만7000원으로 구매가격 회수 비용은 5년으로 단축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에 유가가 점진적인 상승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경유 가격이 1320원/ℓ까지 오른다면 구매가격 회수기간은 4.2년까지 낮아진다. 정 연구원은 “저유가 환경이 도래하면서 경제적 장점이 훼손됐고, 급속 충전소를 유료 전환한 점도 부담이 된다”며 “그러나 최근 유가가 바닥을 확인한 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해 유지비 측면에서 전기차의 장점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