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비금융 계열사인 증권과 카드를 직접 챙긴다. 이를 위해 5월부터 월 1회씩 각 사의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부터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등 계열사 집중 관리 강화에 나선다.
실제 김 회장은 5월부터 월 1회 임원회의를 직접 진행해 각 주요 사업 들을 세심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이처럼 정기적으로 계열사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회장 취임 이후 최초로 있는 일이다.
김 회장이 적극적으로 비계열사들을 챙기는 배경과 관련,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 대비 계열사들의 위상이 워낙 저조한 데 따른 사후 관리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올 1분기 KEB하나은행의 순이익이 4922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주력 5개 자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169억원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간 하나-외환은행 합병 작업이 최우선 순위였지만, 양사의 통합이 마무리되면서 비은행 강화를 드라이브 걸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나금융지주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통합 이전부터 구조 개선을 톡톡히 한 덕에 은행 쪽 순이익은 견조하지만, 비은행 계열사가 경쟁사들 대비 취약한 것이 문제”라며 “더욱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는 최근 CEO를 새롭게 교체해 쇄신하려는 움직임도 커, 김 회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경쟁사인 KB금융지주도 현대증권을 인수해 비금융 계열사를 강화하고 신한지주도 신한금융투자의 증자에 대해 검토 중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로서도 대응책 마련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금융지주사들이 향후 비금융 계열사를 강화하는 흐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90% 이상 수익이 이자 수익에서 나는데 저금리가 지속될수록 이자 수익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수수료를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을 추구하려는 행보는 당연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