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인구 8000만명의 중동 2위 경제대국 이란 시장 공략을 위한 고지를 선점했다. ‘제2 중동붐’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민간기업과 공기업들이 이란 현지기업들과 체결한 MOU(양해각서) 이상의 수주 관련 협정은 총 371억 달러(약 42조원)에 달한다. 향후 추가 계약까지 이어질 경우 456억 달러(약 52조원) 규모가 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석유ㆍ가스ㆍ화학분야에서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이란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란은 제6차 5개년 개발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2020년까지 철도ㆍ도로 등 인프라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입, 연평균 8%대 경제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특히 물류망 확충을 위해 철도망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플랜트를 중심으로 저가 수주의 덫에 걸려 위기에 빠진 건설업 등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발전ㆍ송배전에서 ESS까지 MOU 잇따라 =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사업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이란의 에너지부는 전력·에너지 신산업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발전·송배전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우리 기업의 진출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반다르자스크 지역에 초중유 생산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1, 2단계 100억 달러)가 대표적이다. 이란이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란~오만 심해저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도 한국이 참여하게 됐다. 발전 부문에서도 대림산업이 19억 달러 규모 박티아리 수력발전 공사 가계약을 맺는 등 58억 달러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
◇철도ㆍ도로 등 인프라 건설 참여 교두보 = 이란의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철도 78억6000만 달러, 도로 15억 달러, 수자원 27억6000만 달러 등 121억2000만 달러의 수주 기회가 열렸다. 대림산업은 이스파한과 아와즈를 잇는 541km의 철도 사업(53억 달러)에 대한 설계ㆍ구매ㆍ시공(EPC) 일괄 수주 가계약을 맺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15억 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건설 사업 MOU도 성사됐다. 수자원 분야에서도 베헤시트아바드 댐 및 도수로 사업(27억 달러) 등의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 4500억원 규모 항만개발 참여 추진 = 우리 해양수산 기업이 4500억원 규모의 이란 항만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양국 간 해운협정, 항만개발협력 및 해양수산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이란 간 해양수산분야 협력기반이 마련돼 우리 해양수산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항만개발협력 MOU 서명에 따라 우리 기업이 샤히드 라자항 2단계 컨테이너부두 크레인 12기(1억4000만 달러) 수주를 추진중이며 민자사업으로 개발되는 3단계 ‘컨’ 부두 개발사업(약 2억6000만 달러)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병원 6개 신축…건보시스템 수출 = 보건ㆍ의료 분야에선 17억 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과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의료생산단지 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 수출도 추진하기로 했다. 병원 건립 등 한-이란 보건의료 협력 강화로 향후 5년 간 최대 2조3000억원의 경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