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 텐센트가 모바일 결제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에서 최대 경쟁자인 알리바바그룹에 밀리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3월부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 사용자들에게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텐센트는 이전에 자사 인기 메시징 앱 위챗을 통한 결제서비스인 위챗페이와 일반 은행계좌간 거래에서 수수료를 면제해왔다. 은행들에 내는 막대한 수수료를 텐센트가 사용자 대신 지불했던 것이다.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답보 상태여서 결국 텐센트는 기존 정책을 포기하고 수수료 부과로 전환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 1월 한 달에만 텐센트는 3억 위안(약 526억원)을 은행 거래 수수료로 지급했다. 지난해 4분기 텐센트의 기타 비용 항목은 15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153% 급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을 은행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사용자들에게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영업손실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의 긴장이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뜻한다고 FT는 강조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춘제(설날) 당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자 새뱃돈을 지급하는 마케팅 이벤트를 펼쳐 수십억 위안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텐센트는 돈을 쓴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제3자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지난해 위챗페이 점유율은 20%로, 알리페이(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전년 대비 성장률도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알리페이도 개인 사용자와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주한 기업들에 은행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알리페이는 인터넷 장터 타오바오와 탄탄하게 연계됐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 수수료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위챗페이는 물론 텐센트 전반의 금융사업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현지매체들은 지난주 위뱅크의 ‘시리즈A 펀딩(1차 투자)’ 협상 타결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위뱅크는 지난해 텐센트가 세운 인터넷뱅크다. 위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대출 확장규모가 300억 위안에 그쳤다. 반면 경쟁 상대인 알리바바의 마이뱅크는 그 규모가 490억 위안에 달했다. 위뱅크 사장이던 차오퉁과 기타 임원들은 은행 설립 1년도 안돼 지난해 회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