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양적완화’가 세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은행 양적완화 방안중 하나인 한은 대출금이 2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 조정과 한도 확대 등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지원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은 대출금은 금융중개지원대출과 기타대출로 구성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16일부터 3조4313억원을 기타대출로 집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작년 8월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회사채정상화방안을 위해 산업은행에 대출키로 결정하면서 집행된 금액이다. 만기는 1년으로 올해 10월까지다.
산은은 이를 재원으로 한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1년물 3조4500억원을 매입했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재원으로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부실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번 한은 대출금 증가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이 확대된 때문이다. 전월보다 7816억원 늘어난 16조2158억원을 보였다. 이 또한 한달만에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는 설비투자지원이 7538억원 늘어난 5조85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이 첫 집행된 이래 가장 큰폭의 증가세다. 직전 최대증가세는 작년 8월 기록한 5295억원이었다.
이는 금통위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0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면서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간 장벽을 없앤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 3월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하고 프로그램을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지원은 5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무역금융도 640억원 늘어난 1조56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창업지원은 261억원 감소한 2조8263억원을 보였다. 전달 378억원 감소에 이어 두달연속 축소세다. 영세자영업자지원도 21억원 줄어 617억원을 나타냈다.
지방중소기업지원도 5조9041억원으로 79억원 줄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신규 지원자금 집행이 2월로 끝나면서 한도유보분에서 나갔던 금액이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4월 현재 프로그램별 한도는 창업지원이 6조원, 무역금융지원이 4조5000억원, 영세자영업자지원이 5000억원, 설비투자지원이 8조원, 지방중소기업지원이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이 1000억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이는 프로그램간 제도개편에 따라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 내에서 분리됐던 중견 및 중소기업간 지원을 허물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늘었기 때문”이라며 “창업지원의 경우 업력 7년을 넘기면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를 넘긴 기업들이 지원에서 빠지면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들이 지난해 연말 취급을 많이 한데 따른 계절적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