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과세당국과 거액의 추징금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사정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받은 세금 1200억원 가운데 일부 항목(수 백억원대)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을 신청했고, 최근 재조사 결정을 얻어냈다.
과세전적부심이란 과세당국에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세금을 고지하기 전에 과세할 내용을 납세자에게 미리 통지하고, 그 내용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는 경우 고지 전에 잘못을 시정하는 사전권리구제제 제도를 말한다.
국세청은 2015년 4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내 조사팀 2개반을 울산광역시에 소재한 현대중공업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그 해 9월까지 약 6개월 동안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국세청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 등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 중 일부 항목(법인세 약 600억원) 등 대해서는 과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일까. 현대중공업에 대한 재조사 결정이 내려지자, 국세청도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국세청이 당초 현대중공업에 부과한 추징금이 ‘무리한 과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수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절반에 가까운 세금 추징액이 전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추징금과 관련해 재조사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재조사 결정은 이미 조사를 진행한 조사관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반드시 과세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쟁점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더러 재조사 결정이 내려진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재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나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세청은 현대중공업 외에도 올해 초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호텔롯데에 대해서도 재조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호텔롯데에 대한 재조사 결정은 (호텔롯데가) 지난 2013년 세무조사 결과 추징된 세금과 관련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것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