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환율 담합 혐의로 롯데와 신라 등 면세점 업체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면세점 업체 8곳 중 4곳 이상이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공정위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언시는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할 경우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리니언시를 신청한 업체 대부분은 롯데 자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언시가 적용되면 과징금을 50~100% 감면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8개 면세점 업체가 2008~2012년 사이 제품 가격을 달러로 환산하면서 외환은행 고시 환율을 적용하지 않고 담합을 통해 임의로 정한 환율을 적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지난 2월 조사 결과에 따른 심사보고서를 대상 업체들에게 발송했다. 공정위는 면세점끼리 기준 환율을 정한 것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면세점 업체들은 매일 제품 가격표를 바꿔 달아야 하기 때문에 편의상 업계 기준 환율을 사용했고, 환율 변화에 따라 환차손과 환차익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며 담합 사실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리니언시 신청을 함에 따라 이런 해명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공정위는 다음달 초 전원회의를 통해 이들에 대한 혐의 인정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