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여성기관⑧] “4차 산업혁명은 ‘젠더혁신’…이공계 여성 수요 커질것”

입력 2016-04-21 14:24 수정 2016-04-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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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위셋(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인터뷰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가 재편되고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공계 여성 인력에 대한 수요는 매우 커질 것입니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유연성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 특성과 자질이 반영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겠죠. 시대변화에 대응해 젠더분석과 여성의 특성을 반영한 일자리 창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성과학기술인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지난 8일 제 2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Women In Science, Engineering & Technology, 이하 위셋)를 이끄는 자리에 앉게 된 한화진 소장은 임기 동안 여성과기인들의 발전과 성장을 돕는데 에너지를 쏟을 계획이다. 기술 융합과 젠더 혁신으로 일컫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여성과기인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고, 더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 같은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만큼 한화진 소장의 어깨는 무겁다. 한 소장이 어떤 전략으로 위셋의 변화를 꾀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갈지 그의 집무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를 위한 일을 한다는 것은 보람되고 설레지만, 겁도 나고 책임감도 큽니다. 위셋이 법인화되기 전에 자문위원 역할을 했어요. 위셋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봤기에 생소한 곳은 아니지만 저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한 소장은 물리화학 박사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23년간 근무하면서 기후와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책임지고 수행해왔다. 또 청와대 환경비서관으로 재직하며 국가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정책이 살아있는 정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 과학기술과 정책의 융합을 중요시 여기게 됐단다.

그의 이런 가치관과 신념은 위셋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위셋을 찾는 여성과기인들의 역량을 키우고 현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힘을 더해야 하기 때문.

“기술적인 문제든 경제적인 문제든 솔루션을 찾다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과학기술입니다. 과학기술에 기반한 정책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수용성도 높죠. 그리고 성과를 평가할 때도 확실합니다. 이것이 과학기술인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젠더 관점을 고려한 과학기술혁신이 각광받는데, 이는 ‘2016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여성과 남성의 다름을 연구해 산업생산 현장에서 이를 적극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에어백 충돌 실험의 경우 여성의 신체를 기준으로 설계에 나선다든지, 신약을 개발할 때도 임상과정에서 젠더 요소를 고려해 부작용을 막고, 효력은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젠더혁신 관점의 기술개발 붐은 여성과기인에 대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래서 한 소장이 추진하는 올해 역점과제는 ‘일자리’다. 고학력의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육아, 가족구성원 돌봄 등의 이유로 경단녀가 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여성과기인이 R&D 분야에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시행한 ‘여성과학기술인 R&D 복귀 사업’은 지난해까지 60여개 연구기관에 162명의 경력단절 여성과학자를 복귀시켰다. 여성들은 대부분 연구기관(정부출연연구소, 대학)이나 기업에 재취업하는데, R&D 과제 수행 업무 분야가 70%를 차지했다. 이외에 연구지원 분야 10%, 조사·통계수집·분석 및 과학기술정책 등 R&D 서비스 관련 분야 11%, 설계·엔지니어링 및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9%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분야별로는 생물·생명공학 관련 분야가 28%로 가장 많았고, 물리·화학 분야가 20%, 전기·전자·컴퓨터 분야가 19%로 뒤를 이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벌써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준비된 상태에서 다시 연구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자연·공학계열 전공 경력단절 여성비율은 70.5%(2014년 기준)에 달하고, 그 중 30대 여성의 비율은 무려 65.8%인데 점차 비율을 줄여나가야죠.”

이뿐만 아니다. 여성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꿈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성장을 도와 새로운 여성과학자를 육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위셋은 이공계 여성멘토링 제도를 통해 선배들의 재능과 경험을 공유하고 진로탐색을 돕는다.

한 소장도 여성과기인으로 멘토를 자처해 후배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래도 아직 여성이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제도나 역량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도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는 글로벌 여성과기인 지원의 허브 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사진설명=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미취업 여성 및 경단녀들이 위셋에서 운영하는 창의실험지도자 양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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