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SK C&C, 진실공방 장기화 조짐…왜 싸우나

입력 2016-04-21 09:08 수정 2016-04-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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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핵심인력 부족” VS. SK C&C “제안서에 없는 요구”

IT시스템 구축 우선협상 결렬을 놓고 교보생명과 SK주식회사 C&C(이하 ‘SK C&C’)의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보험시스템 V3’ 구축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SK C&C에 협상 결렬 공문을 보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차순위 협상 업체인 LG CNS에 협상을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은 SK C&C가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업체 선정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SK C&C는 협상 결렬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SK C&C는 우선협상을 진행하면서 프로젝트의 추진 일정, 적정 및 핵심인력 투입, 최적 개발 방법론 적용 등 6가지 항목에 대해 1개월 동안 논의했다.

교보생명은 프로젝트에 투입될 SK C&C의 전체 인력과 핵심 인력 수준이 최저 기준에도 못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제시한 투입 인력 규모의 약 85% 수준만 맞췄다는 것.

특히 프로젝트 매니저급이 속하는 핵심인력 투입비율이 교보생명이 제시한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보생명은 한차례 보완요청을 했으나, 이후에 SK C&C가 제시해온 것 역시 요구한 수준과 차이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전체와 핵심인력 항목에서 교보생명이 요구한 것과 차이가 많이 났다”며 “실증된 개발도구와 분석도구 역시 요구 수준에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 C&C는 교보생명이 제안요청서(RFP)에 없었던 기술을 우선협상 과정에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우선협상 과정에서 차순위 업체인 LG CNS가 보유한 MDD(모델주도개발) 방식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SK C&C는 MDA(모델주도설계) 개발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 부분에 대해 “SK C&C가 MDD 방식도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SK C&C 관계자는 “협상 결렬 공문에 ‘현저하게 미흡하다’는 표현만 돼 있을 뿐 협상을 결렬한 이유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교보생명에 제출한 제안서 내용을 변경한 적도 없고, 추가인력 투입 등의 요구 사항도 100%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통보를 해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SK C&C측은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보전과 계약 체결 및 계약 이행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 소송을 검토 중이다.

SK C&C가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보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할 경우 SK C&C는 근거한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가처분 결정까지는 빠르면 1~2주에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우선협상자 선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 안 된다는 입장으로, 교보생명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계약이라는 주장으로 맞설 것으로 추측된다.

법무법인 리앤킴의 이승진 변호사는 “임시의 지위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은 짧은 기간에 결정되는 만큼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 즉 소명이 높게 요구된다”면서 “가처분 결정을 결정짓는 증명방법은 문서가 확실하지만 명시적인 합의서가 없더라도 양사가 송수신한 메일 등이 소명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인의 소명자료 뿐만 아니라 피신청인의 소명자료까지 확인한 후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지희·조성준 기자 jhs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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