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가 35억원이라면…KDB생명은 얼마?

입력 2016-04-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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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PCA·ING·KDB생명 매각가도 낮게 책정될듯

중국의 안방보험그룹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하 알리안츠)을 ‘헐값’에 사들인 것과 관련, 매각을 앞둔 일부 보험사의 매각가격도 낮게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 조재린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안방보험이 알리안츠 인수 가격으로 책정한 35억원은 이차손실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 알리안츠의 총자산은 16조651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안방보험은 알리안츠가 고금리 확정형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주시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이차손실을 현재가치로 평가해 인수가격을 산출한 것이다.

연구진은 알리안츠의 금리 확정형 보험상품 규모가 6조1261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고금리 상품비중이 높아 최소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알리안츠의 이차손실금액 평가는 독일 알리안츠생명 본사가 적용하는 유럽의 ‘솔벤시2’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벤시2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금을 쌓게 하는 자기자본규제제도다.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는 게 특징이다. 금융감독원은 솔벤시2를 2020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각을 추진 중인 PCA생명, ING생명, KDB생명 등이 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3년 전 국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1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ING생명의 총자산은 30조원에 육박하며 생보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ING생명의 예상 매각가격은 2조원대로 총자산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적은 규모다. PCA생명 역시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국 본사에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벌써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던 KDB생명의 매각가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에 따라 매각가격이 결정될 경우 ING·PCA·KDB생명의 가격도 높아질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연구진은 “알리안츠의 국내 철수는 저금리로 인한 이차역마진 손실로 대만에 진출했던 유럽 보험사들이 철수했던 사례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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