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17일(현지시간) 오후로 연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도하에는 최소 16개 산유국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의 산유량은 전 세계의 절반에 이른다.
당초 회의는 이날 오전에 시작되기로 예정돼 있었으며 사우디와 러시아 석유장관 등 대표단이 회의단에 입장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참가국들이 합의안 초안 문구를 수정하고자 회의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앞서 각국 대표단은 ‘산유량을 오는 10월 1일까지 1월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내용의 초안을 회람했다.
한 소식통은 합의안 초안에서 이번 산유국 회의에 불참한 이란과 관련된 문구가 수정되고 있으나 초안 수정이 최종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다.
모하메드 알 루미 오만 석유장관은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이미 오는 10월 1일까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며 “다른 참가국들도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산유량 동결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지난 2월 이후 국제유가는 30% 이상 뛰었다. 이란은 당초 비잔 잔가네 석유장관이 불참하는 대신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재 대표를 보낼 것도 고려했으나 이마저도 포기했다.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부왕세자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우디도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부왕세자의 정치적 발언에 상관없이 사우디는 이번에 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산유국들이 이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유가가 심각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미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정식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비공식적으로 회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