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열풍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 2위인 테슬라에 대한 배터리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신모델 ‘모델3’ 배터리 수주를 위해 물밑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신모델의 예약 주문량은 1주일 만에 32만5000대를 넘어섰고 금액으로는 140억 달러(16조20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테슬라가 현재의 파나소닉 독점 배터리 공급체제에서 벗어나 여러 공급처를 활용하는 멀티 벤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말부터 출고 예정인 테슬라 모델3의 원활한 공급를 위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 확보와 이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함께 미국 네바다주에 연 50만대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지만 완공은 내년 말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테슬라 전기차는 높은 가격으로 소비 물량이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신모델은 낮은 가격의 보급형으로 출하량이 많아 하나의 배터리 공급처만 가져가기에는 위험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모델3의 기본 트림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옵션항목 및 추가기능 포함 예약주문의 대당 평균가격은 4만2000달러(약 4800만원)다. 신모델은 기존 테슬라 전기차 가격(8000만~90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테슬라 전기차에 공급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가장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 규격화돼 있어 캐파(생산능력)만 허용된다면 계약 체결과 동시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완성차 업체 JAC의 전기차 신모델에 고성능 원형배터리 공급을 발표한 삼성SDI는 올해 초부터 국내 천안사업장과 중국의 톈진 법인에서 매월 수백만개의 셀을 공급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테슬러의 첫 전기차 ‘로드스터’에 교체형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각형·파우치형·원통형으로 구분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타입 비중은 각형이 47%로 가장 많고, 원통형(28%)과 파우치형(25%) 순으로 조사됐다. 삼성SDI의 주력 제품 각형전지는 BMW·아우디 등에, LG화학의 주력 제품 파우치형은 GM·포드 등에, 파나소닉의 원통형은 테슬라에 각각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