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가다] 지역난방공사, 폐에너지 활용 항산화물질 생산… 아모레·셀트리온 아성에 도전장

입력 2016-04-14 11:01 수정 2016-04-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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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조류 배양해 온실가스 줄이고 수익 창출까지 일석이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화장품을 만들어 아모레퍼시픽과 의약품을 제조해 셀트리온과 경쟁한다고?

금방 들어서는 무슨 개연성이 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의문은 난방공사 판교지사를 방문해 풀렸다. 지사 내 한쪽에 마련된 식물원 같은 투명유리 온실건물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온실 안에 들어서자 과학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갖가지 장치들이 눈에 띄었다. 양쪽으로는 개체마다 호스에 연결된 긴 비닐 팩들이 가지런히 배열돼 내부를 가득 채웠다. 녹조류 특유의 물비린내 같은 냄새도 풍겨왔다.

비닐팩 내부에 들어 있는 액체는 색상이 좌우 열마다 달랐다. 오른쪽 앞줄부터 왼쪽 앞줄까지 크게 반시계 방향으로 진한 녹색에서 → 옅은 녹색 → 옅은 적색 → 진한 적색으로 색상과 명도, 채도가 변했다.

이는 발전소 굴뚝에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 시스템이다. 난방공사는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기기술개발사업 온실가스 저감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고려대학교와 에너지기술연구원, ㈜지앤지, ㈜휴온스 등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미세조류 광배양 기술을 5년째 연구 중이다.

그 만큼 어려운 과정이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우선 열병합발전소의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추출해 연결된 배관을 통해 온실로 보낸다. 미세조류는 추기배관을 통해 공급되는 이산화탄소와 접촉해 광합성을 하며 성장한다. 증식단계(Frowth Stage)에 15~20일, 유도단계(Induction Stage)에 45~50일이 소요된다.

증식한 미생물은 회수 분리된 정제 공정을 통해 바이오디젤(약 40%)이나 의약품,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항산화물질(약 60%) 등의 고부가가치 유용물질로 전환시킨다. 미세조류 반응기 운전 결과 배기가스 내 CO₂농도가 감소해 약 30%의 저감 효과를 보였다. 또 미세조류 종류인‘네오클라리시스’에서 바이오디젤, ‘헤마토코쿠스’에서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사료 등으로 이용되는‘아스타잔틴’을 순도 80% 이상으로 추출해 낸다.

효과가 탁월한 고가의 항산화물질인 아스타잔틴을 생산하려면 불순물이 많은 석탄화력 배기가스를 사용하기 어렵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 배기가스가 적합하다. 불순물이 거의 없는 순수 CO₂라 미세조류 입장에서는 오히려 양질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설명이다.

난방공사는 연구가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연간 3.2톤의 바이오디젤과 6000kg의 항산화물질을 생산해 6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10톤 시스템 운전 시 연간 5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으로 200만원 규모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양해붕 공사 홍보실 차장은 “현재까지 시범적으로 미세조류를 1톤 규모로 배양했다”며 “이달 온실 확장 공사를 마치면 내년부터 10톤 규모의 미세조류를 배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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