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베트남 ‘빅씨’에 목 매는 이유… 롯데쇼핑 해외사업의 성공 돌파구

입력 2016-04-14 11:32 수정 2016-04-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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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中사업 손실로 성장 단계 돌입한 베트남에 눈길… “인수가 8억~10억달러 적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프랑스계 유통업체 카지노그룹의 베트남 자회사인 빅씨(Big C) 인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0일 빅씨의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빅씨는 1998년 외국계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대형마트다.

현재 베트남 내 대형마트 32개와 편의점 10개, 인터넷 쇼핑몰을 갖고 있다. 베트남 국영기업이자 소매 유통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사이공코퍼레이션에 이어 점포수 기준 2위 사업자다.

현지 금융업계 및 국내 증권업계 등 따르면 빅씨의 인수가격은 8억~10억 달러다. 글로벌하게 적용되는 통상적인 유통기업의 인수가격(PSR 1배+경영권 프리미엄)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9억 달러 이내에 사들이면 성공적인 M&A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9억~10억 달러 사이로 인수할 경우 적정가에 사들였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만약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면 '승자의 저주'의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쇼핑이 빅씨를 인수할 경우 베트남 할인점 업계 매출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내 롯데마트 매출액은 2532억원이다. 여기에 빅씨의 매출액 7712억원을 합칠 경우 총 1조244억원 규모가 된다.

점포수로도 베트남 현지에서 대형마트 32개를 보유한 빅씨와 이달 오픈 예정인 고밥점을 포함해 12개 지점를 갖고 있는 롯데마트가 합병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한다. 현재 베트남 할인점 매출 순위는 1위 꼽마트, 2위 빅씨, 3위 메트로다. 점포수로는 1위 꼽마트, 2위 Vin마트, 3위 빅씨다.

이번 빅씨 인수전에는 태국의 TCC, 센트럴그룹 등도 참여해 롯데쇼핑과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롯데쇼핑의 해외사업 손실폭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신 회장이 빅씨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롯데쇼핑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해외사업 매출은 2조6570억원으로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한다. 영업손실은 2380억원으로 해외사업을 제외한 영업이익의 21.7%를 훼손시켰다.

중국 사업은 최악이다. 롯데쇼핑은 2015년 4분기 중국사업에서 3695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일회성 비용을 포함하면, 작년 한해 손실액은 607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든 베트남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베트남 사업은 기존 초기 성장단계에서 본격 성장단계로 돌입했으며, 베트남 빅씨의 인수가 성사되면 규모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인수 가격이 10억 달러 이상에 달하면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실패한 M&A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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