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경제 뇌관’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신호인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는 13일(현지시간) 달러화 기준으로 3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9개월 만의 증가세이자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호조다. 위안화 기준 증가폭은 18.7%였다. 수입은 7.6% 감소해 17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으나 감소폭이 대폭 줄어 무역 호조에 힘을 보탰다. 2월에는 수출이 25.4%, 수입이 13.8%나 줄며 중국발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불을 지폈었다. 이로써 3월 중국 무역수지는 298억6000만 달러(약 34조2694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중국의 수출은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상품 수요처인 중국의 무역지표가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최대 교역국이었던 신흥국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더 커졌다. 여기에 연초에는 중국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세로 서킷브레이커(잠정 거래 중지)가 발동되는 등 요동쳤고, 그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도 한바탕 몸살을 앓아야 했다. 중국 경제 경착륙의 우려가 커지자 그간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던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직접 나서 “경착륙은 없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2%로 하향조정했다. 올 들어서만 두 번째 하향 조정이었다. 다만 중국 개별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6.5%로 0.2%포인트 소폭 올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부터 중국 경제 지표가 잇달아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의 우려는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이날 발표된 무역지표에 앞서 최근 부동산 투자와 물가상승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 1일 나온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2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인 50을 넘겼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일련의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잇단 지표호조로 오는 15일 발표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6.7%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6.8%였다.
그러나 전 세계의 수요 자체가 약해 중국 지표 호조가 계속 이어질지는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리스 팡 나티시스 이코노미스트는 “꽤 고무적인 수치”라면서도 “중국의 제조업 분야가 궤도에 돌아왔는지 여부를 확인할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