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올 초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연쇄 회동했으며, 이달 안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과 금융사 리더들의 이번 만남은 삼성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금융사 회장들과 금융권의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삼성이 2년여 동안 숨 가쁘게 추진해온 사업 재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의 승계구도와 맞물린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설립 등 삼성 금융 계열사의 큰 변화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금융사를 대표해 금융권 회장들과 상견례하는 자리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정보기술(IT)', '바이오'와 함께 그룹의 3대 성장축으로 '금융'을 선정했다. 특히 삼성그룹 후계구도의 정점인 이 부회장은 2~3년전부터 금융 부문을 집중적으로 챙겨왔다.
이 부회장은 2014년 10월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승지원(承志園)’에서 중국·일본의 주요 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살던 한옥을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건희 회장은 해외 귀빈을 만날 때 승지원을 주로 이용했다.
당시 재계는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승지원 만찬을 주재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소수 지분을 인수해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배구조도 조정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창쩐밍 시틱(CITIC)그룹 회장을 만나 금융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지난해 말에는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