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의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 개막한다. 알코아를 비롯해 이번 주에는 S&P500 구성 기업의 8%가 실적을 발표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알코아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51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의 존 버터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미국 기업의 1분기 순익은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미국 기업 순익은 4분기 연속 감소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긴 감소 기간이다. 특히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로 에너지와 원자재 분야 기업들의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사정도 주요국의 마이너스(-) 금리 여파에 좋지 않다. 제조업도 수요 감소와 달러 강세 여파에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비관은 금물이다. 실적 악화는 이미 연초 중국발 악재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질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중국 등 주요국 시장이 패닉에서 빠져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최악의 시기에서 벗어난 터라 기업의 실적도 예상보다 좋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낮아져서 기존에 설정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 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투자전략가는 “1분기 순익 감소율이 9%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됐지만, 실제 발표되는 순이익 감소율이 현재 월가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4%포인트가량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ISM 제조업지수가 3개월 연속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점과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