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끝내 중국 사업 축소 경영을 선택했다.
7일 롯데그룹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30~31일 중국에서 해외 NDR(기업·투자 설명회)를 열고 "중국 사업은 당분간 출점을 자제하고 효율을 개선하느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과는 확연히 다르게 노선이 변경된 것이다. 다시 말해 축소 경영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당분간 △매입구조 개선 △신선식품 강화 △매장 환경 개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 사업은 롯데그룹 경영권 기반을 위협하는 골치덩어리다. 지난해 큰 적자를 내면서 전략 노선 변경이 예상됐지만, 경영권 분쟁과 얽혀 섣불리 축소 경영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롯데쇼핑은 5년만에 마련한 중국 해외 NDR에서 당분간 출점이 없을 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흠집난 자존심보다 탄탄한 기반을 위해 최대한 잡음을 없애는 체질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은 그룹 전체 경영권 분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주도해 중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적자손실만 1조원에 달한다"면서 부실 경영 의혹을 제기했고,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관련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적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하지 않지만 손실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손실액은 6000억원에 달했다. 롯데쇼핑의 사상 첫 당기순손실의 주요 원인도 됐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 섣불리 중국 사업에 힘을 뺐다가는 자칫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자존심에 흠집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전략을 선회한 이유는 중국 사업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사업을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끌어올려 최대한 잡음(부실 경영 의혹)을 없애는 것이 그룹의 1차 목표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의 경우 전략 변경으로 이익구조를 개선해나가고, 백화점의 경우 2017년부터는 투자금 회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린아 이벤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변화된 3가지 전략으로 올해 중국에서 영업적자를 축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