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우디 왕자 발언 여파에 1개월래 최저치로 하락…WTI 2.96% ↓

입력 2016-04-05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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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1개월 만의 최저치로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 동결은 이란 등 주요 산유국이 동참할 경우에 한정된다는 사우디의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의 발언 여파로 수급 균형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09달러(2.96%) 낮은 배럴당 35.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3월 3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98센트(2.5%) 내려 37.69달러였다.

이날 오전 한때 유가는 오름세를 보이는 장면도 있었다. 캐나다 파이프라인 운영 대기업인 트랜스캐나다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에서 사고가 발생해 파이프라인을 중단했단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 미국에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시장은 원유 시장에 상존하는 공급 과잉 우려에 더 주목했다. 특히 지난 1일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왕자의 발언이 이를 부채질했다. 지난 1일 모하메드 왕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생산 수준 유지에 합의하면 우리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다음 “생산량을 늘리는 나라가 있다면, 우리에 대한 어떠한 요청도 거부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공급 과잉이 계속되는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경쟁 산유국에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포괄적 핵 합의 이행에 따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은 생산량을 늘릴 뜻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사우디와의 배치 구도가 점차 선명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발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이달 열 회의 결과에 의문을 던졌다는 평가다. 사우디와 카타르, 러시아,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수준으로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2월에 합의, 이 일환으로 4월 17일에 산유국 회의를 연다.

컨설팅 업체 쇼크그룹의 스티븐 쇼크 사장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생산 수준을 유지한다는 구상은 농담이 돼 버렸다”며 “이란이 생산을 늘려 가고 있는 한 사우디는 움직일 생각은 없다. 러시아는 최근 생산량이 소련 체제 붕괴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생산 조정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게 러시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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